잔디 외 1편

  

잔디
  

  누렇게 시들어
  잔다, 잔다
  잔디

  비 한 차례 내리자
  푸릇푸릇 깨어난다.

  잔다, 잔다 아닌
  잔디.      
  
  

농사
  

  길 가다 넘어져
  왼쪽 무릎에서 피 났다

  그때 씨앗은
  뿌려진 셈.

  딱지 생기고
  복복 긁어 김매고
  딱지 떨어져 피 나고
  딱지 생기고
  복복 긁어 김매고
  딱지 떨어져 피 나고
  딱지 또 또 생기고
  ⋯⋯

  봄 여름 가고 가을 지나 겨울이자
  새살 돋아났다

  농사일 끝나자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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