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는 어딜 갔을까? 외 1편
메리는 어딜 갔을까?
메리는 작은 바둑이.
코밑에 까만 점 하나가 있었어.
메리야, 부르면
쪼르르 달려와 두 발을 모으고
얌전히 앉고는 했지.
마당 한가득 햇살이 출렁이는 외가.
늦잠자고 일어나면
할머니는 벌써 밭일 나가시고
툇마루에는 조각보로 덮어놓은
작은 나무밥상이 차려져 있었어.
눈비비고 마당으로 내려오면
메리만이 살래살래 꼬리를 저으며 반겨줬었지.
눈을 들어 가만히 바라보고는 했지.
오늘같이 햇살 맑은 날은 메리가 생각 나.
햇살 속에서 달려 나올 것만 같아.
노랑나비
내 엷은 낮잠 속을 노랑나비가 지나갔다.
“예진이는 예쁘다. 찡그려도 예쁘다.”
써놓은
꿈속, 일기장을 엿본 것 같다.
피아노 학원 창턱에도 노랑나비가 앉았다.
내가 쳐다보면 짐짓 모르는 척 가버린다.
더듬더듬 건반을 두드리는
내 피아노 소릴 다 들은 것 같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섶, 금잔화에도
노랑나비가 앉았다.
안 보는 척
내 발꿈치를 엿보는 거 다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