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술래잡기 외 1편
작은 술래잡기
제리코는 마음을 다잡고 스미는 것 치미는 것 유년의 도시락 반찬을 먹었습니다. 매미를 잡아야 하는데 매미 우는 곳에 올라도 찡그린 사람들밖에 없었습니다.
아틀리에에서 아저씨들이 하는 팔씨름 그것도 재미져 보였습니다. 두지 아저씨한테 걸었는데 끝까지 보지 않아 결과는 모르겠어요. 케이블카 타러 갔거든요.
구름이 움직인다, 너무 멀리 와서 유배 당한 기분까지 들었다니까요. 귀에는 작은 솜뭉치를 끼고 있었고─누워서 하늘을 보았습니다. 휘휘 젓다가 일제사격에 놀라 그만 구릉 아래로 굴렀습니다. 구르면서도 하늘을 봤어요.
제리코에게는 세 곳의 고향이 있는데
어디로 가든 마중 나오는 사람은
수라처럼 커다랗고, 계절을 잘 아는 사람이었어요.
제리코의 방생
식자 한자 영자 쓰는 마츠코네 개가 개집에 눌러앉았다. 작은 마을에선 그런 것도 얘깃거리가 되나보다. 나는 파자마 바람으로 수미산 정상까지 오른다. 십자가는 부속품, 뜨내기들은 우물에 죄 빠져 죽었고. 어떡하지 곰탕 끓이는 소리 학교 가야지 채근하는 소리. 마츠코는 동경보통학교에 진학했고 그가 내게 준 목줄에는 사랑하는 대상에게 죄어주라고 적혀 있었어요. 나는 가져온 목침으로 묘비를 세우고 땀 닦는다. 여름에는 웅덩이마다 덫이 놓여 발목 위 정강이 위 달이 차츰 짧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