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금지 외 1편

  

자율주행 금지

  

  기다릴 줄 모른다 나는
  너는 깨진 접시를 이어 붙이는 중
  원래의 모양을 알아

  봤니,
  예리하게

  사람을 보고 싶다
  제대로 된 사람과 있고 싶다

  함께 걸어볼 산책로를 그려 보면
  중간에 나타날 놀이터에 도착하면

  시소는 정직해
  어떻게 침묵과 닮아 있는 건지

  충돌주의
  전압선을 피해
  관제탑의 쓸모를 찾아서

  비포장도로에 뺨 대고 누워 본 적 있었다 가늘고도 길었다
  가만히 있어서 과거는 생겨났고

  활주로처럼

  너는 그저 있음으로
  바쁘구나
  조각을 짜 맞추느라

  풍경은 일목요연하다
  공터는 공터로 남아
  있다 가장자리에 폐기물이 쌓여

  정신차리자
  깨면 죽어

  보도블록과 보도블록 사이가 헐거워
  넘어지기 직전

  보행자로서 걸어 나갈 것이다
  너로부터

  아무런 이야기도 만들 수 없는 때가 왔다

  실례가 많았습니다
  깨뜨릴 수 있는 접시
  차고 넘친다

  

  

저 사람들

  

  모서리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손바닥과 손바닥을 맞대고
  귀신에게 해야 할 말을 정리해

  어깨에 힘을 뺀 채로 누워
  떠올린다 그 사람들을
  누구냐고 물어도 소용없다
  왜냐하면 전부 내가 다

  모서리로 만들어 버렸다
  날카롭지 않은 것
  무해하지도 않은 것

  바깥에 나갈 수 없다고 했다
  집에서 집 만드는 일을 해야 했다

  모서리에게는 모서리의 일을 주었고
  선반에는 선반의 일을 주었고
  나에게는 나의 일을
  생각해 귀신 되고 싶다고

  낮에 떨어뜨린 과자 부스러기 위로
  개미떼가 지나간다
  창밖으로 우산 쓴 사람들이

  저 중에도 있어
  나를 괴롭게 한 사람

  밤이니까
  모서리마다 부적을 붙여두었다
  질문을 받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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