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과 춤 외 1편
두 사람과 춤
등나무 아래 기혼자 숙사
그들은 서로 알아보았고 공부했고 통장을 나누고
꽃이 없는 날에도 꽃을 생각하지
춤추는 사람들을 춤추지 않고 좀 볼까
등나무 아래 가만히 끌어안고 서 있네
나는 그들의 춤이 되어
꽃잎
꽃잎
꽃잎
꽃을 떠나와 꽃잎이 되어도 덩굴 그늘은 모든 걸 꽃처럼 만드네
두 사람을 감싸고
두 사람 곁에서 진다
강아지가 목줄을 당기며 앓는 소리를 듣고
그것을 사로잡힌 혼이라고 부른다
강아지는 이 가난한 두 사람에게서 났지
난 건지 붙은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지
내가 흩어지면
이들은 어떻게 되나
날 바라보는 웅덩이
버스를 타고 가볍게 떠나자
짐은 싸지마 그냥 나와
아무거나 아무 버스나, 아무 데서나, 사람 많은 곳에서 내렸다가
사람 없는 곳에서 내려 사람이 하나라도 나타날까 무서워 그럼 다시 사람 있는 곳으로 가자, 가서 신기한 지명을 골라서 목적지로 하자, 만약 거기 바다가 없다면, 다시, 다시 시작하자, 그러는 동안 잠이 너를 찾아오고, 네가 잠을 찾아가고, 잘 읽히지 않던 책을 덜컹이는 버스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맥락 없이 읽고, 모르는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덮고, 가자, 그래서 바다에 도착하자, 그리고 너는 자고 싶지 않지, 너는 혼자처럼 보이고 여자처럼도 보이고 네가 뭐라도 혼자 바닷가에 앉아 소주에 칼국수를 세월아 네월아 먹고 있으면, 꼭 당장 죽을 사람처럼 오해를 받으니까, 잘 곳이 없어서 호의에 잘 속을 것처럼 보이니까, 불쾌하니까, 불안하니까, 좋은 곳으로, 좋은 곳으로 갈 돈은 없으니까, 너는 그냥 다시 편의점에 갔다가, 호텔 로비에 갔다가, 다시, 바닷가에 갔다가, 24시간 카페를 찾아 번화가로 갔다가, 사람이 너무 없어서, 사람이 하나라도 나타날까 두려워, 다시 걷자, 버스를 타고, 가볍게 떠나자, 주머니에 있는 게 무엇일까, 털어봐, 뒤져봐, 하나씩 흘려봐, 너는 그냥, 널 바라보는 웅덩이를 찾아 떠돌아다니는 걸까, 영혼에게 찔려 죽은 사람이 세상에 어디 너 하나일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길 바라, 길에서 토할래 울래, 어떡하니 신기하지 하나는 하게 되어 있어 어떡할래, 너는 특별해, 다른 모든 죽음이 단 한 번이듯이